Pyungan Magic Corporation
2015년 11월 10일 충청북도 진천 신척산업단지에서 ㈜평안매직 준공식이 있었다. 1994년 유통전문 기업으로 평안상회가 창립한 이래, 2004년 평안매직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5년 이천 공장을 설립한 이후 플라스틱 용기, 포장 기자재 등을 제조하며 유통까지 하는 전문 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정확히 21년 만이다. 평안매직의 본격적인 진천 시대가 열린 것이다.
㈜평안매직은 평안도 출신인 이기수 대표의 부친이 1.4 후퇴 때 내려와 코르크 병마개 유통전문 기업인 평안상회를 창립하면서 시작됐다. 시대는 계속 변했고 업계의 변화도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병마개 대부분이 플라스틱 소재로 바뀌었다. 좀 더 전문적인 생산을 위해 이기수 대표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평안매직은 대기업 시장인 내열 용기와 내열 원터치 시장 쪽을 겨냥해 프리폼을 생산했고 경쟁력도 생겼다. 그러다보니 기존 공장이 너무 협소하고 환경이 불편해 어느 순간 공장을 넓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기존에 해오던 분야에 안주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평안매직은 그럴 수 없었다.
이 대표는 “분명히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는데 환경이나 여건 등의 이유로 제대로 할 수 없다면 기업이 정체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지리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중간 지역이면서 물류가 크게 발달한 충북 진천에 신사옥을 짓기로 결정하고 3년 전부터 이전을 준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안매직이 20년 넘게 해온 많은 도전 중에 어쩌면 이번 도전이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도전하지 않고 현상유지를 위해서 움츠리고만 있다고 안전한 세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플라스틱 업계의 많은 기업이 문을 닫거나 업계를 떠나고 있다.
이제는 장인정신 만을 가지고서는 발전하기 어렵다. 아니, 살아남는 것 자체가 어렵다. 기업은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꾀해야 발전이 있다. 그래서 평안매직이 오랜 시간 플라스틱 업계에서 성장하면서 이룩해낸 두터운 신용과 기술적 노하우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끝없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열 용기 다양화 예고
평안매직이 유통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기업에서 공급을 받는 품목이 많았다. 결국 직접 제조를 하게 됐고 지금은 고객에게 보다 원활하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2010년에 제조 설비를 도입하면서 우선적으로 대기업은 물론, 경쟁업체와도 차별화되는 내열 용기 시장이 평안매직의 주요 타깃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내열 용기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하나도 없어 내열 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며 “750mL 내열압 용기를 효성 다음으로 직접 생산하게 됐고 개발도 성공적이어서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안매직은 일반 병들로는 업계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는 판단 아래, 내열 용기 시장을 더욱 다양화시키려는 계획이다. 이에 국내에 없었던 내열 원터치 시장도 수출용으로 이미 진입한 상황이다.
물론 평안매직의 설비투자 등과 관련된 것은 아직 구체적으로 기간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 내년쯤 평안매직의 내열 용기 시장의 다양화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안매직은 내열 용기 시장의 다양화로 국내에 없었던 내열 용기를 적어도 3~5년 안에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내열 원터치 용기의 스펙도 국내에는 우리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단 수출용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양조간장이 아닌 일반 간장을 충진하기 위해서는 유통 과정에서 장기 보존을 위해 뜨거운 상태로 충진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용기가 받쳐주지 못하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대부분은 40℃까지 낮춰서 충진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생산비가 많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안매직이 수출하고 있는 내열 원터치 용기는 충진 온도가 86℃다. 평안매직이 내열 원터치 용기 시장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특히 이 용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성 대비 투자비가 워낙 많이 드는 국내 상황에서 평안매직은 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어 수월하다. 현재 평안매직에는 소형 용기 쪽으로는 900mL까지 성형할 수 있는 프리폼 설비가 갖춰져 있다.
이 대표는 “이미 내열 원터치 용기도 3년 전에 개발을 끝내 놓은 상황으로, 시기만 보고 있다”며 “이제는 국내 시장에서도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여서 본격적으로 내열 원터치 시장에 진입하게 된 것이고, 우선 대기업인 동원홈푸드와 수출을 통해 첫 단추를 끼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격적 도전, 신중한 운영
평안매직이 진천 공장을 준비하면서 정체기도 있었다. 제조설비를 도입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15% 이상씩 성장하다가 2013년에 정체기가 찾아왔다. 그러다 다시 지난해부터 매년 15% 이상씩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성장은 특별한 설비증설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처음에 제조업을 시작했을 때 기존 시장에서 나오는 것들과는 차별화시키려는 방향으로만 금형 투자비를 지출했다”며 “너무 무모했던 측면도 있었지만, 이제는 신사옥을 준공했고 외부적으로도 평안매직 제품의 품질을 보다 더 믿을 수 있게 해야 하는 사명감도 생긴 만큼,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 더욱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안매직이 내열 용기를 통해 충진 온도를 높이는 건 생산 원가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준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충진 온도에 항상 민감한 게 사실이다. 이에 평안매직은 부가가치가 높은 용기를 개발하고 역으로 대기업 등에 제안하면서 사업을 신중하게 구상하고 있다.
평안매직이 도전을 즐기면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바로 이런 행보 덕분일 것이다. 공격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지만, 무작정 제품을 출시하거나 유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히려 역으로 대기업이나 관련 업체에 기술 개발을 제안하면서 시장 상황과 업계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내려고 한다.
이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한다고 해서 너무 서두르면 안정적인 성장을 포기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며 “다소 느린 속도로 사업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평안매직이 전체 매출액에서 R&D에 투자하는 비중은 대략 10% 정도나 된다고 한다. 평안매직이 다루는 사업의 특성상 연구개발을 위한 설비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좀 더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이 바로 대기업과 관련 업계에 기술 개발 내용을 역제안하면서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리드기업이 되는것 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중소기업이 쉽게 할 수 있는 행보는 아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앞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더욱 탄탄한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평안매직의 이러한 방식이 어쩌면 필수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